2019년 4월 3일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막판 경쟁 끝에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국 타이틀을 따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5G 상용화 3년 차다. 그간 정부와 이동통신 3사는 5G 저변 확대에 주력했고, 그 결과 유의미한 성과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최근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데이터 전송량)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5G 트래픽이 36테라바이트(TB)를 기록해 처음으로 4세대(4G) 트래픽을 넘어섰다. 5G 시대가 본격화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금융정보 제공기업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한 이통 3사의 컨센서스(실적 추정치)에서도 5G 호재가 예견된다. 5G 가입자 증가로 이용자당평균매출(ARPU) 등이 늘면서 이통 3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월 기준 5G 가입자 수는 1447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6% 늘었다.

반면 소비자(B2C) 시장의 체감도는 냉랭하다. 소비자들은 아직도 5G 서비스와 관련해 확신 대신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5G 서비스 이용을 위해 4G보다 큰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품질 만족도가 높지 않다. 일부 소비자는 이통 업계가 5G 서비스를 과장 광고했다며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보인다.

이통 업계는 소비자의 이같은 반응이 4G 전환기 때와 유사하다고 평가한다. 3G에서 4G로 넘어갈 때도 시장 저항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극복됐다며 5G 외연 확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소비자 반발을 기술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불가피한 통과 의례로 여기는 셈이다.

통신 서비스 사용자별 추천 의향 비중. 이통 3사 가입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이통 3사의 통신 상품을 추천하겠다는 의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알뜰폰 가입자의 추천 의향 비중은 늘고 있다. / 컨슈머인사이트

하지만 이통 3사가 과거의 연장선으로만 이번 사안을 바라보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동통신 조사업체인 컨슈머인사이트는 최근 이통 3사가 통화·데이터 품질, 요금 등 통신 서비스 핵심 요소에서 알뜰폰과 차별을 두지 못하면서 낮은 소비자 만족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알뜰폰 중심의 시장 개편으로 이통 3사의 향후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이통 3사가 소비자 불만에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는 사이 알뜰폰 업계가 적극적인 5G 사업 확대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이통 3사의 5G 요금제가 대용량 중심의 고가 상품에 그친 반면, 다수 알뜰폰 사업자는 소비자 사용 패턴에 맞는 중저가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이통 3사가 넋놓고 있다간 알뜰폰으로의 가입자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이동한 가입자만 4월 기준 5만명이다. 11개월 연속 순증세다. 주력 소비자인 젊은 세대의 이같은 이동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통 3사는 5G 성과에 취해 안주해선 안된다. 5G 품질에 대한 이용자 목소리의 무게감을 깨달아야 한다. 통과의례로 방치할 때가 아니라 소비자 반응에 적극 대응해야 할 때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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